20221123
노가다 일용직은 천한 일인가요?
건설현장은 노가다 일용직의 직장이다. 일반 직장과 다른 점은 오늘 간 직장이 내일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고, 모레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노가다 일용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배우지 못하고 오죽 할게 없으면 일용직을 하느냐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도 이쪽 시장에 발을 들여 놓기 전에 그런 생각이 일부 있었음을 인정한다. 근데 그건 실체를 모르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쪽 일은 꽤 고수익이다. 단지 머리를 쓰지 않고 몸을 쓴다는 고정관념이 이런 편견을 만들었다고 생각 든다. 기공(기술자)들은 그냥 몸으로만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해서 벽돌의 오와 열을 맞추고, 시멘트를 바르면서 물과의 적절한 배합을 통해 양생(시멘트 굳히기)을 시키고, 목수들은 오차 없이 재단을 해야 한다. 이런 것은 분명 몸을 사용해서 작업을 하는 것이지만 그 이전에 머리에서 그 모든 작업의 데이터가 확정이 된 후에 이루어짐으로 생각과 육체가 함께 상호작용이 되야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일용직이라고 하는 일반공 속칭 잡부는 건설현장 소장이 이런 저런 업무 지시를 하면 자재를 옮기기도 하고 청소 및 정리 정돈을 하는 일이다. 대부분 기술이 없는 사람들은 이런 일을 주로 하게 된다. 그러나 반전은 여기 생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한 업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일을 단순하게 하지 않는 인부들이 있다. 어떤 인부들은 현장에 배치하면 매번 현장 소장들이 오늘 출근시킨 인부는 다신 보내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또 어느 현장을 보내더라도 내일도 꼭 오늘 출근시킨 인부를 보내라는 경우가 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해가는가? 바로 같은 업무, 단순한 업무를 하더라도 적극적인 행동과 생각을 갖고 일을 하면 바로 이런 180도 다른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그냥 어영부영 하루 왔다가 시간만 때우다 가면 되는 것이지 하는 사람은 한번에 보인다. 그러면 그 나태한 인부로 인해 거래처가 떨어져 나가는 경우도 있다. 왜 매번 이런 인부만 보내주냐고 하면 인력사무소도 어쩔 수 없이 그 인부를 현장에서 제외 시킬 수 밖에 없다. 그런 나태한 인부에게 돌아갈 일자리는 없다. 무슨 일을 하든 내게 맡겨진 일을 내일처럼 한다는 생각을 해야 중간은 가게 되는 것이다. 내가 사장의 위치인 갑에 있지 않는 다면 이것은 모든 일과 관계에 적용된다고 본다.
오늘도 어떤 젊은 인부 하나가 아침부터 불평불만을 늘어 놓는다. 왜 자신을 업무에 배치하지 않냐고? 왜 일까? 직출(인력사무소에 나오지 않고 전날 현장에 직접출근)을 하라고 했더니, 늦잠 자서 출근하지 않고, 어떤 현장에 출근해서는 나이와 경험이 많은 선배 인부들에게 반말과 예의 없는 행동을 하고, 심지어 어떤 현장에서는 주먹다짐까지 하고…… 그런데도 자신이 무엇을 잘 못했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이런 인부는 정리를 하지 않으면 전체 인력사무소에 악 영향이 가고, 거래처마저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인부 한 명이 아깝다고 생각하다 더 큰 화가 일어난다. 오늘 하루 아쉽더라도 무엇이 옳은 일인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 인력사무소장의 업무이다. 인력사무소의 일은 그래서 재미있다. 쉽게 생각하고 오면 어렵고 어렵게 생각하고 오면 또 쉽다. 그것은 바로 본인의 의지에 따라 다르다. 예의 있고 성실하면 일이 능숙하지 않아도 배우면 된다. 근데 싸가지가 없으면 답이 없다. 매번 같은 인부를 배치해 달라고 하는 현장 소장들의 요청이 괜히 그런 게 아니다. 일요일만 쉬고 8시간 주6일을 일해도 한달 순수익이 최소 350만원이다. 잔업이나 야근을 하면 연장수당은 별도이다. 그리고 매일 매일 업무가 끝나면 노임을 당일 수령한다. 사람들이 천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일자리인 것도 사실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특징이 있다. 바로 내일처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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