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퇴사, 그리고 창업
2023.3.2
난 3아이의 아빠다. 9살, 7살, 5살.
집에 있으면 아이들은 나를 놀이터의 미끄럼틀로 아는지 머리, 목, 어깨, 등, 다리에 올라타고 매달린다.
나를 어떤 장난감 보다 신나는 장난감으로 알고 놀아달라고 한다. 힘이 들 때도 있고 세 아이의 넘치는 에너지에 몸이 벌렁 나자빠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행복한 시간이라고 항상 느낀다. 난 사십의 중반에 다섯 식구의 가장이다. 그런 내가 퇴사를 했다. 우리 가정은 어떻게 살까? 두렵고, 막막하다. 근데 과연 두렵기만 할까? 아니 설레기도 한다. 사실 설레는 마음이 80%정도 이니 잘 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2023. 2. 28 이틀 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퇴사했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건설인력공급회사로 새벽에 출근해서 건설현장에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 즉 일용직 근로자에게 업무(일명 노가다)를 배정해서 일을 시키고 당일 근로의 대가로 노임을 주는 시스템의 업무를 하는 회사였다. 새벽 5시까지 사무실에 출근하고 7시까지 일용직 근로자들을 특성과 경험에 따라 현장 일을 배치한다. 그러면 바쁜 새벽의 시간이 어느새 훌쩍 지나가있다. 7시가 되서 창 밖을 내다보면 이제 조금씩 동이 터오는 하늘과 밝아오는 아침에 사람들의 출근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전에는 내가 저렇게 아침에 출근 하곤 하였는데, 지금은 이른 새벽부터 업무를 시작해서 이미 남들이 출근하는 아침이면 우리는 하루 업무의 절반을 이미 마무리한 상태이다. 건설인력공급 회사를 출근하게 되면서 6시에 기상하던 몸을 2시간 이른 4시에 적응하려고 하니 처음에는 비몽사몽 하던 상태로 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10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은 적응이 되었지만 그 만큼 건강에 무리가 가는 것 또한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업무의 특성상 공휴일 같은 빨간 날, 주말, 일요일도 건설현장 거래처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사람들을 보내줘야 하기 때문에 거의 한달 30일을 빠짐없이 일을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이가 있는 아빠인 나는 이 일을 하면서 아이들과의 시간이 거의 없어져 늘 마음에 미안함이 있었다. 휴일도 없이 근무를 하는 패턴은 몸에 피로가 꾸준히 누적이 되어가고 업무적으로 개선할 사항을 직원들이 건의해도 묵살되거나 오히려 건의를 한 사람을 생각이 없는 사람으로 매도하는 분위기라 심적으로도 큰 장벽에 막힌 느낌이 들어오고 있었다. 결혼을 안 한 싱글들은 연애할 시간도 없어서 결혼을 할 생 조차 못한다는 말을 할 정도이니 영혼까지 갈아서 일을 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었다.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쉬운 일은 없다. 하지만 내가 직원으로 있을 때와 사장으로 있을 때는 업무의 양과 질이 달라진다. 직원은 정해진 시스템에 맞추어 일을 해야만 하지만 사장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을 할라고 한다. 그리고 그 성과는 타율적으로 일을 하는 것과 자율적으로 일을 하는가의 의지에서 판가름 난다고 본다. 그리고 난 후자를 선택했고 지금 그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몸과 정신이 더 힘들더라도 내 성장의 한계를 남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하는 것. 그것이 나를 일하게 끔 하는 원동력이라 본다. 물론 남이 매달 시간이 지나면 던져주는 월급이라는 달콤함과 익숙함과 편안함을 포기한다는 것은 큰 두려움과 모험이다. 세상일은 누구도 모르기에 내 사업이 잘 될 수도 있지만 망해버릴 수 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은 준비를 해야 한다. 언제 어떻게 상황이 전개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준비하고 있으면 누군가에게 똑 같은 상황이 닥쳐도 위기라고만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 기회라고 보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준비를 하고 있었고 회사가 나아가는 방향이 더 이상 나의 생각과 함께 할 수 없는 것이라 느꼈을 때 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나의 뜻에 지지를 보내주는 내외부의 조력자들로 인해 나의 사업은 첫 발을 내디디려고 한다.
'창업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업에서 동업이란?(3부) (0) | 2023.11.18 |
---|---|
사업에서 사람관리가 힘들면 일어나는 일!(2부) (0) | 2023.11.18 |
사업에서의 현금흐름이 멈추면 일어나는 일!(1부) (0) | 2023.11.18 |
퇴사하고 창업한 후의 이야기 ep.2 (0) | 2023.11.07 |
퇴사하고 창업한 후의 이야기 ep.1 (0) | 2023.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