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창업한 후의 이야기 ep.2
231107
23년 2월말에 퇴사를 하고 창업한지 이제 만 7개월이 되어간다. 사람들은 매 순간을 선택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떠했을 까란?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나 역시 7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지금 11월이 가까워 오고 있는 시점에서 생각해본다. 만약 그때 퇴사를 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도 잡히고 생활이나 심신이 안정이 되었지만, 퇴사하고 사업을 시작한 초기에는 매일 매일이 조바심과 후회의 연속이었다. 퇴사 전에 거래처에서 창업을 하고 찾아오면 회사와 거래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겠다고 담당자와 얘기가 되었지만, 막상 퇴사하고 창업을 한 후 거래처 담당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거래코드를 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찾아가서 만나는 것도 피하는 느낌이 다분했다.
지금 보면 내가 순진했던 것이다. 세상은 내가 생각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데, 난 너무 낙관적으로만 본 것이다. 누굴 탓하랴! 그 거래처 담당도 신규업체와 거래를 하기도 부담이었을 수 도 있었을 것이고, 내가 몸 담고 있던 회사와 끝이 안 좋게 마무리 되어, 전 회사와 관련된 사람하고는 거래하기가 부담이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무에서 시작하였기에 잃을 것도 없었고, 지킬 것도 없었기에 누군가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도 없었다. 그리고 새로운 시작은 쉽지 않았지만 그래서 지금 더 당당하게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같다.
누군가에게 신세를 지고 은혜를 입으면 그것이 족쇄가 되어 나중에 나의 운신의 폭이 줄어들게 되고 상대방에게 나의 행동이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서로 돕고 사는 상부상조의 사회라고 하지만 세상에 절대 공짜는 없는 법. 언젠가는 그 신세 짐에 대한 청구서가 날아오는 법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지금 23년 11월을 맞이하게 되었다.
근래에 대학 동창으로부터 소식이 왔다. 마흔의 중반을 넘어가는 때에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했단다.
2달이 되어가고 있고 지금 이직을 준비하며 실업급여를 받고 있다고 했다. IT업계에 있어 다른 업종보다 퇴직의 나이가 상대적으로 짧아 30중반만 넘어가도 벌써 젊은 사람에게 치이고, 40대에 접어들면 퇴사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창업을 하던지 아니면 다른 일을 찾는 것이 대부분인 업종이다. 어플리케이션이나 모바일 게임을 개발해 대박을 치던지 아니면 IT업종의 아웃소싱이나 프리랜서로 전업이나, 전직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참 삶이 쉽지 않다. 취업도 연애도 결혼도 육아도 산 넘어 산이다. 40대 50대는 회사에서 간부급이고 고참이다. 같은 일을 해도 회사에서는 비용대비 효율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취급 받고 어느새 구조조정의 0순위에 위치하게 된다. 자리보전이 위태로운 나이 대이다. 100세 시대,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데도 나이가 들어도 젊은이와 다른 게 없이 막막하고 불안하기는 피차일반이다. 월급쟁이면 어느 직장을 다니던지 모두다 어렵고 힘든 점이 있을 것이다. 자기 사업을 하면 또 매출과 운영에서 오는 위기감도 항상 공존한다. 둘 다 경험해본 나로서는 그래도 후자, 자기 사업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성향으로 호불호가 나뉘겠지만 내 한계를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획일적으로 나눈다는 것이 숨막히고 답답하면 창업을 천천히 준비하는 것도 인생2막을 대비하는 방법이라 본다.
매일 매일 사람을 면접보고 회사에 취업시키고, 일용직 사원을 현장에 배치하는 일도 사람을 다루는 일이라 변수가 상당하다. 그래도 이 일에서 보람을 느끼고 한 사람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지금은 개인사업을 시작했지만, 지금 이 사업 역시 언제 또 다른 변수가 생겨서 운영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 할 수도 있으리라 본다. 해서 지금도 역시 또 제3의 매출을 일으키고 새로운 아이템도 준비하고 있다.
사람은 쉽게 안주하고 싶어한다.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고... 새로운 것을 준비하지만, 현재의 행복도 포기하진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사는 나머지 나중을 위해, 오로지 나중만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조금만 더 고생하자, 조금만 더 아껴쓰자, 조금만 더 줄이자등등. 하지만 나중에는 나중대로 걱정이 또 생기고 나중에는 즐길 줄 아는 방법조차 까먹게 된다.
오늘 소소하게라도 아이와 아내와 이야기도 나누고 주말에는 가까운 공원이라도 나가서 바람에 떨어지는 낙옆도 보면서 가을을 느껴보길 바란다. 바빠서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그런 것이다. 그리고 여유는 항상 없다. 여유도 일부러 만들어야 한다. 삶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결국에는 모두 나와 가족을 위한 것이다. 그러면 조금씩이라도 생활에서 가족, 내 아이, 아내와 작은 시간들을 공유함으로 작은 추억들이 없어지지 않길 소망한다. 결국 우리 삶의 종착지는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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