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이야기

노가다 인생? 길 바닥 인생?

passanger 2023. 3. 3. 19:32

노가다 인생? 길 바닥 인생?

2022.10.09

 

대부분의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초등, 중등,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쳐 사회에 진출해 직업을 갖던지 직장을 갖는다. 남자는 군대라는 병역의 의무는 번 외로 한다.

 

좋은 학창시절의 성과가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직업을 갖는 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한다. 또 일부분은 맞는 얘기이다. 1990년대 후반까지는 한국의 고도화 성장시기로 일자리는 많고 갈 데도 많았다. 그러나 IMF 시절을 맞으며 한국은 기업적 사회적 구조조정을 거치고 2000년대 들어오며 노동권리 강화로 급격한 인건비 상승과 물가 상승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급속도로 사라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급기야 2019년 중국 우한 폐렴(코로나 바이러스)으로 인해 한국과 세계 각국은 자국의 모든 무역과 왕래를 정지하는 락다운을 걸어버렸다.

 

한국의 채용시장은 어떻게 되었나? 대부분의 회사가 휴무에 들어가고, 유급휴무로 시작된 휴무는 시간이 지날수록 무급휴무로 전환되고, 자영업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가장들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쿠팡플렉스, 배달대행업, 대리운전, 새벽 일용직 시장으로 너도 나도 뛰어들었다. 불황에 잘되는 기업이 있고, 호황에 잘되는 기업이 있다. 근데 일용직 시장은 불황에 최고의 호황을 맞는다.

 

난 지금 새벽에 일용직 근로자들을 건설 현장에 배치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이 업무 말고도 가장의 역할에 도움이 되고자 다른 일도 병행하고 있다) 새벽 330분이면 눈을 떠서 간단히 씻고 출근 준비를 하고 직업소개소에 출근을 한다. 이미 5시가 되기 전에 일용직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인부(일하러 나오는 사람)들이 직업소개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경우도 많다. 나도 어렸을 때 일용직을 아르바이트로 하던 때가 있었다. 하루 일당이 5~6만원 하던 때이니 대학생 때였을 것이다.

몸이 고되지만 하루를 마치고 받는 5만원 남짓의 노임은 정말 무게가 어마어마 했다. 건설 일용직 일명 노가다는 생명을 담보로 고임금을 받는 업무라고 바도 무방하다. 그만큼 건설 현장에는 위험요소가 보이지 않게 산재한다. 노가다를 하러 나오는 인부들은 하나같이 사연이 다 있다. 얘기를 듣다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희망이 보이기도 하고 다양한 군상들의 집합이 노가다 현장이란 생각이 든다. 전직 사장, 군장교, 은행 지점장, 웨이터, 선생님, 대기업 간부 등 한 때 잘 나가고 돈도 많이 벌던 과거를 뒤로하고 오늘도 하루 노동의 생명 값을 벌러 건설현장으로 출역한다. 지금은 일반잡부의 노임이 15~16만원 남짓 한다. 인부는 여기서 법정노임수수료 10%와 원천세(소득세, 주민세)를 공제하고 노임을 받게 된다. 직업소개소에 출근하는 인부들의 평균 나이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게 50~70대가 50~70%를 차지한다. 요즘은 젊은 친구들이 온라인으로 일거리를 문의해 오기도 한다. 아무래도 타 아르바이트보다 고수익(노가다 시간당 평균시급 18,000, 2022년 법정 최저시급 9,160)이고, 당일 현금 수령이 가능하니 그런 듯 하다. 새벽에 출근하다 보면 우리가 9 to 6 사무직에서 일하는 모습과 다른 모습이 연출된다. 그 새벽시간에도 벌써 하루를 시작하고 있는 많은 사람을 만난다. 우유배달, 신문배달, 새벽배송 택배 등 또 다른 가장들을 만나면서 그들에게 한마디 건넨다. “수고하세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내가 하던 사업도 정책의 변화로 인해 매출이 크게 줄었다. 한때 경제적 문제에서 어느 정도 자유함을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또 가정경제에 위기가 찾아 오고야 말았다. 그러던 중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업이 거의 바닥을 치고 나니 결정을 내려야 했다. 가장은 항상 대비를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식구들이 굶고, 길 바닥에 나 앉아야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남들이 목숨을 끊고 세상을 떠나는 것이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엄습해왔다. 대한민국에서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그런데 말이다. 위기는 위기일 뿐일 수 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실이라는 벽이 정말 높다. 채용 사이트를 봐라. 250(실수령) 벌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4인 가족으로 월 200만원 초반으로 사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미래를 생각할 수 있을까? 아이를 낳아서 교육시키고 내 노년이나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무리다. 집 한 칸, 아니 전세 하나도 얻기 힘들다. 아니 월세내기도 버겁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나? 나는 가장인데, 이 가정을 지켜내야 하는데, 내가 아이들의 힘이 되어주어야 하는데, 할 수 있는 게, 마땅한 대안책이 없다.

이것이 대한민국 가장의 대부분이 처한 현실일게다. 나도 그런 막막함 속에 살고 있어서 깊이 공감한다. 그래도 가장이니 더 수익원을 창출해야 한다. 아껴쓰는 것은 한게가 있다. 무엇인가를 해야한다. 근데 몸은 하나고, 시간과 공간은 제한적이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 치며 일하고 살려고 해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나?

내가 몸빵하지 않아도 돈이 벌리는 일은 없나? 돈이 돈을 벌게하는 법이 없나? 한번만 만들어 놓으면 다시 신경을 크게 쓰지 않아도 되면서 돈이 벌리는 일이 없나?

찾아보면 있다. 생각의 시간을 가져라.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본인이 가장 잘 안다. 아직 모르고 있을 뿐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살짝 가지치기해서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도 있고, 사업아이템을 구상할 수도 있다. 혹은 잘 하는 것을 매출과 연결 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봐라. 시도도 안해보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일단 무엇이라도 생각해서 시도해봐라. 또 다른 길이 보인다. 그리고 시도하는 경험마저 다른 사업이나 일의 자산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