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의 일은 어떡해 정해지나?
221031
새벽 5시경이 되면 인력사무소가 시작된다. 5시 이전부터 이미 사무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인부들도 있고, 5시20분 정도면 이미 건설현장으로 전날 업무가 배정되어 바로 출근하는 인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인부들이 사무소에 출근을 완료한다. 그럼 이 다음부터 인력사무소장이 거래처 건설현장에 인부들의 특성과 업무능력, 성품등을 고려해서 업무 배치를 하기 시작한다. 성격이 모난 인부, 현장만 가면 문제를 자주 야기하는 인부, 대중교통을 통해 주소를 잘 못 찾는 인부, 친구와 꼭 같이 가야 하는 인부, 건설 현장에서 특정해서 보내달라는 인부, 현장에서 요구하는 업무와 맞지 않는 인부등의 이유를 고려한다. 30-40명 정도의 인부들 배치를 하다 보면 어떤 인부는 쉬운 현장, 편안 현장만 가고자 한다. 인력 배치를 하다 보면 테트리스에 빈 공간을 채우듯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해야 하는데, 인부가 그것에 반기를 들면 인력 배치가 힘들어진다.
인부의 의견을 수렴하여 최대한 현장 배치를 하지만 그것도 정도의 한계가 있다. 근데 그것을 거슬러 막무가내로 본인의 고집을 부리를 경우가 있다. 인력사무소장으로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이 한 사람으로 인해 전체 인력 배치가 어지러워지고 여기서 이 사람의 의견을 무조건 수용하면 모든 인부들이 너도나도 다 반기를 들고 나올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그런 일이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가끔씩 일어난다. 그러면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인력사무소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 조용히 업무 배치에서 제외한다. 오늘 그 인부를 배치한 현장에 다른 이를 배치하고 자주 반기를 드는 인부는 업무를 배정하지 않는다. 그러면 본인이 갈 현장이 없어지고 그 인부는 그 날 하루를 공치게 된다. 속칭 현장에서 그런 일이 없이 공친 날을 “대마 맞았다”라고 칭한다. 하루에 일당 15만원이 날아가는 것이다. 새벽에 힘든 몸을 이끌고 나왔는데 그날은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몇 번 그런 일이 반복되면 인력사무소의 인력배치에 순응하여 잘 출근하게 되고 현장에서도 업무를 잘 하게 된다. 현장업무와 인부의 특성을 파악하여 최대한 업무가 원활히 진행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에 인력사무소의 아침이 가장 신경이 예민해진다. 또한 시간적으로 빨리 인부를 배치해서 업무 시작 전에 현장에 도착하여 근무를 시작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근데 최대한 인부를 배치하더라도 가끔씩 거래처 건설현장에 인부를 배치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첫째 이유는 주문이 인부보다 많을 경우이다. 그러면 4명 주문인 곳은 3명이나 2명, 2명 주문인 곳은 1명이라도 배치한다. 1명 주문한 곳은 1명이라도 꼭 배치를 해야 업무가 어느 정도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건설 현장에 인부를 배치했는데, 도착하고 확인해 보니 인력사무소에서 들은 업무와 다른 경우이다. 이런 경우는 종종 발생하는데 건설현장에서 업무에 합당한 노임을 주기보다 적게 주고 인부를 사용하려는 경우도 있고, 그날 당일 현장업무가 변경된 경우이다. 그러면 현장에 배치된 인부는 판단을 해야 한다. 변경된 일을 할지, 노임을 합당하게 요구해서 그에 맞는 노임을 받고 업무를 할지, 아니면 그냥 업무를 거부하고 돌아갈지를. 인부의 능력에 따라 일을 하기도 하고 돌아가기도 한다. 인력사무소장은 이런 일이 발생치 않도록 최대한 건설현장 소장에게 업무에 대한 정보를 문의해서 현장 업무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어야 이런 일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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